지난달에 '천원의 행복' 상호부조금 청구가 들어왔어요. '천원의 행복'은 청년연대은행 토닥이 가입해서 활동하고있는 '전국주민협동연합회' 의료상호부조 사업인데요. 월 1,000원을 내면 상해, 질병이 발생할 경우 연 1회 30만원의 의료비가 지급됩니다. 토닥에서는 한동안 가입 신청을 못 받다가 작년부터 재개했는데 재개 후 첫 상호부조금 청구가 들어온거예요.
몸이 아파 청구하는 상호부조금이라 반가운 일은 아니지만 조합원이 필요할 때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그래서 상호부조금 청구를 하신 조합원 백경재님께 만남을 신청했는데 흔쾌히 수락해 주셨어요. 덕분에 낙성대역 근처에 가성비 맛집도 알게되고 온화하고 따뜻한 경재님과의 대화에 마음 훈훈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재님과의 만남 이야기 시작해 볼께요.
Q. 경재님, 반가워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소개 부탁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토닥 조합원 백경재입니다. 토닥에 가입한 지는 10년 정도 된 것 같구요. 사회에 이런저런 관심을 많이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Q. 10년 전이면 거의 초창기부터 함께하셨네요. 토닥은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A. 그때도 항상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시사인인가 한겨레인가에 토닥이 나온 걸 봤어요. 그래서 토닥 카페에 들어가서 보고 가입을 해 두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가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가입하시고 조합원 활동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으세요?
A. 가입 초반에는 토닥학개론에도 가고 가끔 이벤트에도 참여했어요. 무중력지대 시절에 총회에도 참가했구요. 소모임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과 상황이 안 맞더라구요.
Q. 토닥 공동체기금도 이용해 보셨어요? 이용해 보시니까 어떠셨어요?
A. 세 번정도 이용했는데 첫 번째는 본가에서 살다가 2017년에 주거 독립을 할 때 토닥의 도움을 받았어요. 당시에는 동작신협이랑 연계한 보증금 대출이 있었거든요. 그 대출로 400만원을 받아서 활용했어요. 다행히 집도 잘 구해서 독립할 수 있었죠. 그 이후에 시중 은행에서 받았던 이자율 높은 대출의 대환 용도로 한번 이용하고 여행비로도 이용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이용하는 과정이 어렵지 않았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토닥에는 늘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기금을 이용할 때는 감사하게 잘 이용하는데 또 상환할 때는 편하게 생각하니까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아 미안해요. 그래서 부채 의식이 좀 있어요.
Q. 최근에 의료상호부조사업인 ‘천원의 행복’도 가입해서 이용해 보셨는데 어떠셨어요?
A. 얼마 전에 일을 하다가 허리에 심한 통증이 생겼어요. 제가 실비보험이 없거든요. 급히 가입을 하려니까 다친 후에는 가입이 어렵더라구요. 도수치료를 받아보고 싶은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고민하던 중에 ‘천원의 행복’이 생각났어요. ‘천원의 행복’은 예전에 동작신협 보증금 대출 받을 때 창구에서 홍보물을 보고 알고는 있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입해야지 생각만 했었거든요. 이번에 토닥 뉴스레터에 있는 안내를 보고 가입해서 최근에 상호부조금을 받았어요.
덕분에 도수치료를 받아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재밌는 건 치료를 받아보니까 도수치료가 저에게 안 맞는 거예요. 그래서 건강보험이 좀 되는 추나를 선택했는데 너무 잘 맞고 좋아요. 천원의 행복이 저에게 맞는 의료의 경험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준거죠.
Q. 오~ 좋네요! 앞으로 토닥이 진행했으면 하는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예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활동할 때 청지트와 연계한 경제교육을 받았었는데 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된 경험이 좋았어요. 토닥을 통해 내 삶 전반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들어와서 이런 세상이 있고 작게나마 경험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어서 좋아요.
사회초년생들에게 힘들 때 의지할 수 있고, 공동체기금을 이용해 볼 수 있는 경험이나 대안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은 경험들을 줄 수 있는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어요. 도움이 필요한 청년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는 공동체인거죠.
Q. 토닥 활동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A. 토닥의 정체성이 대안금융이잖아요. 청년들이 주류의 금융권에 휘둘리며 나도 모르게 빚을 지게 되고 재무관리가 어려워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토닥에서 좋은 영향을 받아서 상호부조라는 개념도 알게되고 덕분에 협동조합에도 관심을 갖게 됐거든요. 그래서 아이쿱, 한살림에서도 일해 봤어요.
Q. 마지막으로 토닥에 한마디 해주신다면?
A. 토닥 덕분에 독립을 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하고 앞으로 저도 토닥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함께하겠습니다. 제가 독서 모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기회가 되면 토닥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늘 감사하고 응원합니다. 토닥만의 고유한 가치가 충분히 있고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에서 예전보다 더 필요한 존재가 됐다고 생각해요. 토닥이 계속해서 대안금융의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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