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 먹거리가 있는 자유롭고 아늑한 공간. <지구를 위한 노래>를 운영하는 조합원 도미님을 만났어요. ‘지구를 위한 노래’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한적하고 여유가 느껴지는 골목에 위치한 공간인데요. 비건 음식과 제로웨이스트 소품도 판매하는 아기자기 취향 저격인 곳입니다! 음식이 감동적으로 맛있다는 후기를 보니 조합원들과 꼭 함께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화를 하면 할수록 깊이와 외유내강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는 도미님과의 만남 이야기 시작해 볼께요.
Q. 안녕하세요. 도미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토토친 여러분들께 도미님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 하반기에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이하 청지트. 청지트는 청년연대은행토닥의 생활경제 교육과 상담을 위한 부설기관으로 시작해 현재는 사회적기업이 되었다.)에서 상담, 교육을 받고 이후 청지트 생산자조합원이자 상담사로, 그리고 사무국직원으로 일하게 되었다가 토닥에 가입했어요.
당시에는 청지트 일이 너무 바빠서 토닥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다가 청지트에서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둘 다 함께 거리를 두고 살았습니다. 최근 제가 자영업자로서 부채문제를 겪으며 청지트에서 배운 가치관과 돈에 대한 관점이 현재의 저에게 얼마나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지를 깨닫고, 제가 청년자영업자로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청지트 활동을 다시 시작해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다시 청지트에 용기내어 똑똑 문을 두드리고, 토닥과도 다시 닿게 되었습니다.
Q. 너무 멋진 공간 ‘지구를 위한 노래’는 어떤 곳인가요?
A. 지구를 위한 노래는 비건으로 어디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해주는 공간이예요. 궁극적으로는 음식과 공간을 통해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구요.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구를 위한 노래예요. 우리를 살게 하는 아름다운 지구, 그리고 동시에 우리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지구를 위해 도움 될 수 있는 어떤 이야기든지 담고, 전하려고 해요.
둔촌주공아파트 옆 동네 둔촌2동에 위치해 있고, 친환경적인 인테리어를 하고자 셀프로 99% 인테리어를 진행해 저희의 피땀눈물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가구나 소품은 대부분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에서 구입해서, 특히나 조명 디자인이 다 다른데 이상하게 조화가 돼요. 저희가 손수 공사를 해서 그런지 더 예쁘고 애틋한 공간입니다. 저와 비건 요리사 봐서님이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봐서님도 청년들의 부채문제와 금융생활에 관심이 많은 청지트 상담사였답니다.)
Q. 환경에는 언제부터 관심 갖게 되셨어요? 지구를 위한 노래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A. 환경에 관심 갖기 시작한건 초등학교 때부터이고, 그저 관심이 남들보다 좀 더 있는 편일 뿐이었어요. 그런데 대체 뭐하고 살아가야 하나, 뭘 해야 죽을 때 후회를 하지 않을까 고민하며 대학진학을 준비할 때 독일 프라이부르크 다큐멘터리를 보고 생태도시, 생태마을에서 살아가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게 되었어요. 그래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조경잡지, 신문사에서도 일했고 사회적경제 영역에서 일하다 청지트를 알게 되었고, 청지트의 비전에 공감해 일을 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도 환경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목마름이 점점 더 느껴지더라구요. 청지트 퇴사 후 서울환경영화제를 통해 두 편의 다큐를 보았는데, 그 덕에 이 분야에서 먹고 살아보자고 결심하게 된 것 같아요.
지구를 위한 노래는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된 그해 봄에 강동구에 처음으로 생긴 제로웨이스트샵 ‘송포어스’에서 시작되었어요. 친환경 편집샵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인데, 가장 비슷한 비즈니스 형태가 제로웨이스트샵이었어요. 그러다 저희의 주특기는 제로웨이스트 분야보다 비건 식문화를 확산시키는 데에 더 있다는 것을 깨닫고 송포어스 매장을 정리하고 지구를 위한 노래로 전환하게 되었어요.
Q. 우와~ 삶 속에서 실천하시는 모습 너무 멋있어요. 환경관련 교육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교육을 진행하세요?
A. 비건 요리와 베이킹 교육, 기후위기부터 제로웨이스트, 채식까지 한방에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총정리 강의를 주특기로 하구요, 이 외에도 플라스틱 없는 생태비건 물감/안료 클래스,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진짜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강의를 합니다.
Q. 토닥 조합원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교육 컨텐츠나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지구노래에서 토닥 소모임을 진행한다거나 기후위기, 채식 관련된 온오프라인 교육을 열어보고 싶습니다.
Q.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조만간 제안드릴께요. 마지막으로 토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토닥이 꿈꿔왔던 것들이 청년들에게 꼭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이어나갈 동력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함께하고 싶어요. 저는 제 자신이 고립위기 청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토닥과 같이 어디엔가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동시대 청년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현재 처한 상황 때문에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지금도 사실 주저하고 있지만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면 천천히 하나씩 해보고 싶어요.
토닥과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저에게 은인 같은 존재거든요. 토닥과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서 배운 가치관으로 삶의 희망을 놓치지 않고 버티게 해주고 있어요. “부채문제는 해결하면 된다. 너의 잘못이 아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다.”라는 메시지가 다른 청년들에게도 삶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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