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신입 조합원 가입 신청이 들어왔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드렸어요. 두근두근. 처음 드리는 연락은 늘 긴장됩니다! 통화연결음을 들으며 두근거리는 가슴에 손을 대고 있는데 수화기 넘어로 경쾌하면서도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환영과 환대의 마음을 전하려고 연락을 드렸는데 우와~ 마치 제가 환대받은 느낌!
가을이 시작되는 어느 수요일, 영경님이 일하시는 곳 앞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어요. 설렘반 긴장반으로 나오시길 기다리고 있는데 저를 발견하시고 밝고 환한 미소로 반겨주시더라구요, 참 따뜻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존중과 배려, 다정함에 감동받은 만남! 이야기 시작해 볼께요.
Q. 반가워요. 영경님! 귀한 점심시간을 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토닥은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A. 혁신파크 안에 있었던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에서 성평등교육활동가 교육과정을 진행했어요. 성평등터가 중심이 되어서 과정을 수료한 사람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는데 당시 어떤 모임에 참여하셨던 한 분께서 토닥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해 주셨거든요. 그때 처음 토닥을 알게 됐어요. 성함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민달팽이협동조합에서 성평등 교육 관련 활동을 하신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아요.
Q. 혹시 OOO님? 로르카님이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신데 토닥에서 실무진으로 함께하고 계세요. 로르카님 말씀 듣고 가입하신거예요?
A. 오! 맞는 것 같아요! OOO님! 로르카님께 토닥 이야기를 듣고 재밌는 단체라고 생각해서 기억에 두고 있다가, 이번 해 졸업하면서 관심에 두었던 활동들에 직접 참여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가입하게 됐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요.
특히 ‘조합’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면, 2년 전 은평에 이사를 오면서 가입한 ‘살림의료협동조합’ 활동이 저에게 잘 맞는다는 걸 느껴서였어요. 살림을 통해 처음으로 ‘조합’이라는 곳을 경험한 건데, 명함을 갖지 않은 채로도 소속되어 역할 할 수 있다는 것이 즐겁더라고요. 그 경험을 계기로 다양한 조합에 가입해서 활동해 보고 싶었어요.
처음엔 토닥의 존재에 대해 어렴풋 안 채로 새로움에 방점을 두고 가입한 면이 있었다면 지금은 뉴스레터와 홈페이지 글들을 보면서 토닥 자체를 조금씩 더 알아 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알게 될수록 저에게는 너무나 새로운 아이디어인 터라, 토닥이 저에게는 은행과 금융 개념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는 공간이 될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그간 저의 관심 영역과 맞닿으면서도 제가 잘 모르고 지내왔던 어떤 지점을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겠다, 조합원 활동을 하며 토닥에 제가 소속되어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만으로 어떤 환기의 의미를 가질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Q. 토닥에 가입하시면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으셨어요?
A. 저는 토닥에서 소비 습관 개선하기, 저축 상품 비교해보기 혹은 투자를 주제로 하는 제가 생각하는 금융에 관한 것들을 배울 수 있겠구나 예상해봤거든요. 그런데 토닥이 관계에 기반한 활동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씀을 듣고 제가 토닥에 대한 이미지를 좀 다르게 그렸구나 알게 되었어요.
Q. 그 지점에 대해서는 저도 고민이 돼요. 금융조직이나 금융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은 당연한데 관계금융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관계에 기반한 다양한 활동을 고민하거든요. 이런 관계 활동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A. 관계는 조합의 기본적인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밀리거나 폐기할 수 있는 활동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되면 저도 참여해 보고 싶어요.
Q. 어떤 활동이 있으면 참여해 보고 싶으세요?
A. 제가 조합 활동 경험이 살림의료협동조합 밖에 없다 보니 좀 국한될 수는 있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살림이 추구하는 가치가 여성주의와 의료적 협동이거든요. 그래서 의료적 협동이라는 키워드에 맞는 일상 활동들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참여하는 모임 중에는 건강을 위한 실천 모임이 있거든요. 구체적인 활동 내용에 관해서는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하겠지만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키워드와 맞는 일상적인 활동들을 만들면 재밌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토닥에도 가계부 함께 쓰기 소모임이나 출자저축 등의 금융 관련 일상 활동이 있어요. 서로의 건강한 경제생활을 응원하고 관계에 기반한 저축을 경험할 수 있어 의미있는 활동들이예요.
A. 오! 너무 좋은데요? 기회가 되면 참여해 보고 싶어요!
Q. 생활하시면서 대안금융의 필요성을 느낀 경험이 있으셨어요?
A. 현재 독립해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저의 상황 자체가 본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어요. 특히 독립을 하고 초기에는 경제적으로 조금 더 안정되게 자립해서 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저 자신을 확고히 다지는 훈련이 가능하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는데 쉽지 않더라구요. 그때 토닥을 알았다면 다른 방향성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토닥을 알게 된 이제는 해봐요.
Q. 토닥이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데 조합원 만남을 하면서 의견을 여쭤보고 있어요. 예를 들어 가입 연령을 확장한다던가 어떤 사업을 했으면 좋을지 등인데 혹시 의견을 주실 수 있을까요?
A. 길어지는 기대수명에 맞춰 청년의 나이 기준 역시 중장년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연장이 될 것 같아서 가입 연령을 확장하는 것은 괜찮은 것 같아요.
사업 측면에서는 구마다 진행되는 청년 고립 지원사업들과 협업하는 방향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관계의 형성과 그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 교류는 어떤 청년들의 고립과 분명 맞닿을 것이니까요. 자치구를 다양하게 경험해보지 않은 현재로서의 평가이기는 하지만 은평구가 청년을 대상으로 한 활동 사업들이 특히 좀 더 활발한 것 같아요. 은평 오랑에 은평구 청년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에 청년 고립과 관련된 지원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청년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모임 모임원 활동 모집 공고나 실제 활동 공지들이 자주 뜨거든요.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자치구들을 중심으로 협업 방법들을 강구해보는 그런 그림들을 한 번 그려보게 되네요.
Q. 좋은 의견이세요. 영경님이 토닥의 공동체기금을 이용하시게 된다면 어떤 이용 품목이 있으면 좋을 것 같으세요?
A. 지금 바로 돈을 빌릴 생각으로 가입을 한 것은 아니어서 구체적인 품목에 대해서는 고민을 조금 더 해봐야 할 것 같은데, 제가 곧 이사를 할 계획이거든요. 주거 관련 품목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Q. 이제 막 신입 조합원으로 가입하신 분께 드리기 죄송한 질문인데..(웃음) 토닥이 전환을 고민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가기 위함이거든요. 토닥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A. 네, 그럼요! 토닥의 의미와 매력은 제도권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련된 자본으로 서로의 금융 상황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이라는 것에 있다고 느껴요. ‘우리’ 힘으로! 저도 같이 만들어 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요. 금융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제도적으로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 정도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대안 조직이 크게 빛을 발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저도 공부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체제 전환 운동과 관련된 논의들이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저는 토닥이 자본주의를 다른 시각에서 조명하는 지점을 마련하는 역할을 또한 할 수 있겠다는 혼자만의 (웃음)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 흐름과 만나는 어떤 지점들을 구체화해가며, 계속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오~ 열심히 지속가능성을 만들어 가야겠어요. 마지막으로 토닥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A. 더 활발한 활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지만 소수의 인원으로 많은 활동을 해야 하다 보니 근무의 형태도 새롭게 개발될 수 있다면 좋겠네요. 현재 여러 활동 단체들이 어려운 상황에 있잖아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자체적으로 내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보는데 단체들이 연대하고 서로 소통하면 또 다른 아이디어들이 생겨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