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연대은행토닥이 청년들에게 말을 꺼낼 수 있고 토닥여 줄 수 있는 따뜻한 장소가 되길.”
토닥을 오랫동안 응원하고 지지해 주고 계신, 존재만으로 든든한 후원회원 강인호님을 만났어요. 선배 세대로서 후배 세대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어 토닥에 가입하게 됐다고 하시면서 가입 당시 읽었던 책의 한 구절을 보여주셨는데 공감이 많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 출구가 없다. 미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필요한 것은 타인과 이야기할 장소입니다. 내 탓이 아니라는 말을 꺼낼 장소. 그게 없는 것이야말로 위기인 겁니다. (프레카리아트, 21세기 불안정한 청춘의 노동. 아마이야 가린. 2011. 미지북스)
만나 뵈니 강인호 후원회원님은 제가 꿈꾸고 닮고 싶은, 좋은 어른이셨어요. 좋은 어른과의 만남 이야기 시작할께요.
Q. 선생님, 잘 지내셨어요? 7월에 진행했던 토닥특별후원 행사 때 뵙고 오랜만에 뵈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A. 7월엔 일본의 북알프스라고 불리는 시로우마산에 혼자 등반하러 다녀왔고 농업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퇴직 후에 농촌과 연계된 일들을 프리랜서로 하고 있어요. 농산물 재해보험이나 손해 평가 업무도 하구요.
Q. 바쁘셨네요. 지난번에 말씀하신 나무 깎기랑 민화 그리기도 계속하세요? 사진보니까 실력이 수준급이셔서 놀랐어요. 전시회를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A. 제가 농협에서 31년 동안 근무를 했거든요. 28년은 무역업무를 하고 3년은 금융업무를 했는데 나무깎기는 무역업무 할 당시 거래처에 선물을 하려고 작업 했던 것이었어요. 이젠 거의 남아있는 작품이 없네요.
Q. 아쉽네요. 기회가 되면 실물을 꼭 보고 싶어요. 토닥은 처음에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A. 2012년 9월에 홍대 근처 거리에서 홍보 팜플렛을 받고 알게 됐어요. 제가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해서 빈곤, 계급, 빈부격차, 연대, 정의. 이런 키워드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때쯤 청년유니온에도 관심이 있어서 비슷한 시기에 가입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Q. 2012년이면 토닥 추진 단계였어요. 그래서 많은 시도를 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거리 캠페인이었어요. 그땐 이렇게 해도 누가 관심을 가져줄까 싶었는데 우왕~ 너무 감사하고 반갑네요!
A. 가입하고 토닥에서 초창기에 했던 행사에 많이 참여했어요. 함께일하는재단 지하 교육장에서 했었던 협동조합 강의도 듣고 대학로 근처에서 했던 행사에도 참여하고.
Q. 맞아요! 저는 그때 진행했던 강의 제목도 기억나요. ‘빈지갑으로 무너진 멘탈, 협동으로 멘붕탈출’ 하하. 평소에 협동과 관계 금융에도 관심이 있으셨어요?
A. 네, 관심있죠. 특히, 농촌공동체에 적용할 수 있는 화폐와 금융이 관심사예요. 예전에 미국에서 근무할 때 뉴욕 이타카에서 발행한 지역화폐를 알게 됐는데 일손을 나누면 화폐를 획득할 수 있어요. 실제 화폐처럼 제작된 화폐예요. 화폐가 자산 축적의 도구가 아닌 상호교환 수단으로 의미를 갖는거죠.
Q. 오! 좋네요! 토닥과 함께하시면서 인상적이었던 기억도 있으세요?
A. 저는 청년들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어요. 청년의 현실에 대한 자료를 접하면 접할수록 부채 의식이 커졌죠. 토닥 행사에 참여했을 때 한 청년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서울에 올라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아팠는데 의료보험이 미납되어 병원을 못 갔던 기억이 많이 서러웠대요. 그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얘기를 듣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구요. 토닥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전엔 사회적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 요즘엔 같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에서 근무할때 신용카드를 만들려고 하니까 금융 이용 이력이 없어 만들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요. 시중 은행에서 금융 활동을 할 수 없을 때의 막막함이 있죠. 사소한 어려움을 서로 돕는 것, 더불어 좋은 삶을 모색하는 다양한 움직임이 중요해요. 토닥은 의미있는 실험이고 더 나가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활동인 것 같아 보기 좋아요.
Q. 그렇게 의미있는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 토닥이 어떤 변화를 가지면 좋을까요? ‘토닥 2.0전환위원회’에도 참여하고 계시니까 잘 아시겠지만 전환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되고 있잖아요. 세대 확장 여부, 관계협동의 변화 등에 고민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세대를 확장한다고 하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확장 목적이 분명해야 할 것 같구요. 다른 곳들의 사례를 보는 것이 필요해요. 무엇보다 활동가 인건비를 확보할 수 있는 대책이 중요하구요. 지속가능 고민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Q.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토닥에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청년연대은행토닥이 청년들에게 말을 꺼낼 수 있고 토닥여 줄 수 있는 따뜻한 장소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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