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고 나른했던 화요일 오후, 혜화동 학림다방에서 조합원 동욱님을 만났어요. 학림다방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촬영지라고 해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동욱님 덕분에 삶의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침, 동욱님의 학구적인 이미지가 학림다방과 잘 어울리더라구요 :) 동욱님이 하시는 일과 토닥에 가입하게 된 계기를 듣고 있으니 평소에 제가 관심갖고 있던 주제라 너무 반갑고 신나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이야기 나눴습니다. 따뜻한 미소의 소유자 동욱님의 이야기 시작할께요.
A. 저는 현재 캐나다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유학생이예요. 한국에서 석사과정으로 청년 연구를 했었고 2020년 코로나 시작 즈음에 유학을 가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박사논문 주제도 청년이예요. 그래서 올해 1월에 논문 관련 인터뷰차 귀국했습니다.
A. 토닥에는 올해 4월 초에 가입했어요. 논문 주제가 청년세대 연구이다 보니 관련 자료와 단체를 검색하다가 토닥을 알게됐습니다. 조합원 천주희님이 쓰신 청년관련 연구보고서도 읽어 봤어요. 기존의 금융이 아닌 대안 금융을 상상하는 방식이 흥미롭고 저도 다른 금융을 경험해 보자는 취지로 가입하게 됐습니다.
A. 제 전공은 미디어 문화연구로, 사람들의 일상 생활 방식과 미디어가 어떻게 엮여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특히 청년 문제에 대한 연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는데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걸쳐 '88만원 세대'라는 용어가 유행하고 청년 담론이 활발했던 시기에 대학 생활을 했습니다. 당시 안정적인 일자리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불안정한 직업 상황에 처해있는 현실이 청년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사회적 문제라고 느꼈어요.
제 첫 연구는 청년들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며 겪는 어려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자신과 기업이 원하는 이상적인 자아를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반영하는지,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어려움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이를 연구 주제로 다뤄보고 싶었습니다. 또, 결혼, 연애, 출산 등을 포기한 이른바 '삼포세대'에 대한 언론의 담론에 대해서 실제 청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연구했어요. 이 외에도 청년들이 직면한 불안정한 사회, 경제, 문화적 조건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왔습니다.
Q. 와~ 멋지네요! 현재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계세요?
A. 현재는 청년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주식 투자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청년 연구자로서,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대 초반에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그 현상이 매우 흥미롭고 동시에 충격적으로 다가왔어요. 삼포세대나 헬조선과 같은 용어가 청년들 사이에서 공유되던 암울한 현실 인식을 반영하고 변화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거란 기대를 했었는데, 주식 투자 열풍은 그러한 개인적 기대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돈이 돈을 벌게 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이나 '파이어족'과 같은 용어는 청년들이 사회적 조건의 어려움과 불안정한 노동 시장을 간파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는 하지만, 주식 투자라는 개인화된 대안이 장기적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이득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청년들에게 폭넓게 공유되었던 현상이 가지는 사회 문화적 의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너무 공감되고 꼭 필요한 연구 주제네요. 응원합니다! 어떻게 도움을 드리면 될까요?
A. 감사합니다. 청년들의 생각을 많이 듣고 싶어요. 인터뷰에 참여해 줄 수 있는 청년들이 있으면 추천 부탁드려요.
Q. 토닥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가입하셨을까요? 마지막으로 토닥에 한마디 해주신다면?
A. 비록 토닥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토닥에 가입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토닥은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서, 개인화된 위기와 불안정한 미래를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대안적인 공유경제 공동체로서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위기를 기회로 토닥이 여러 방식으로 확장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