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토라님은 2012년 토닥 추진 시기에 토닥 설명회를 듣고 가입하신 후 오랫동안 토닥과 함께하셨어요. 토닥 행사와 모임이 있을 때마다 늘 자리를 지켜주신 고맙고 귀한 분이십니다. 요즘 '시절인연'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것이 인생이다 싶으면서도 좀 쓸쓸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긴 시간 늘 그 자리에서 토닥과의 인연을 지켜오신 토라님을 보면 왠지 위안이 되는 것 같아요. 토닥의 소중한 오랜 인연. 토라님과의 만남 이야기 시작해 볼께요!
Q. 토라님, 추진 시기부터 지금까지 오랜 시간 토닥과 함께해 주셨는데 토라님의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먼저 소개 부탁드릴게요.
A. 저는 장애인 활동지원사 일을 하고 있는 토라라고 합니다. 부업으로 주차관리 일과 주식투자도 하고 있어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크리스천 퀘이커의 사상이예요. 퀘이커는 기존의 교회가 가지고 있었던 교회 건물이나 제도, 형식 등의 틀을 없애고 순수한 신앙만 남긴, 내면적 성찰을 중요시 하는 교파예요. 퀘이커 모임에는 위계가 없어서 좋아요. 토닥과 녹생당 활동을 하면서 제가 아나키스트인 것을 알게 됐어요. 아나키즘은 정치적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간을 평등하게 대하고 타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가치관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퀘이커의 사상과도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만 바라보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아나키즘은 세상을 바라보는 전반적인 태도와 연결되어 있어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상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 평등하고 수평적으로 대하고 상대방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자연을 대하는 태도 등이 포함되어 있는 거죠. 그런데 무정부주의로만 이해하는 것은 너무 협소하고 왜곡된 인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나키즘에 대한 오해와 왜곡을 주제로 책도 쓰고 있어요. 적어도 내년까지는 책을 내고 싶어요
정리하자면, “저는 아나키스트이자 퀘이커인 토라입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 일과 주차관리, 주식투자를 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할 수 있겠네요.
Q. 오! 덕분에 새로운 개념들을 알게됐네요. 소개 감사합니다. 처음에 토닥은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어요?
A. ‘생활연극네트워크(생연)’라고 사회인 연극 학교가 있는데 거기 6기 교육생이었거든요. 2012년에 생연에 오셔서 토닥 소개하시는 것 듣고 가입했어요.
Q. 맞아요. 저도 생연 교육생이어서 연출가 선생님이 토닥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셨죠. 연극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A. 군대에 가서 연극 배우의 꿈을 갖게 됐어요. 연극을 접해 볼 기회를 찾다가 생연을 알게 되서 활동해 보니 너무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필름메이커스라는 배우 구인 사이트에서 극단들을 찾아 면접을 봤어요. 그러다가 대학로의 한 어린이 연극하는 극단에 들어갔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지금은 없어졌는데 대학로에 까망소극장이라는 곳이 있었거든요. 거기에서 공연도 하고 이것저것 많은 활동을 했었죠. 그런데 1년쯤 했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생업을 고민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연극 배우를 직업으로 삼기엔 생활이 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엔 취미로만 조금씩 하게 됐죠.
Q. 와~ 본격적으로 연극을 하셨었구나. 계속 하지 못해 아쉬우셨겠어요. 생연에서 토닥 소개를 듣고 어떤 점이 가입 동기가 되셨을까요?
A. 이전에는 이런 곳이 없었던 것 같아요. 기존 은행에서는 돈을 빌리기 어려운데 청년들끼리 십시일반 돈을 모으고 필요할 때 사용한다는 것이 신선했고 무엇보다 목적과 취지가 좋았어요.
Q. 가입해서 활동해 보시니까 어떠셨어요?
A. 2019년 전까지는 조합원들 간의 모임이 많았잖아요. 같이 엠티도 가고 페미니즘 공부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청년들끼리 관계 맺는 것 하나 하나가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활동하면서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받고 배우는 것도 있잖아요. 당시 사무국에서 활동했던 활동가들에게 받은 좋은 영향이 있었어요.
Q. 맞아요. 코로나 전까지는 활동이 많았죠. 공동체기금을 이용해 보신 경험도 있으세요?
A. 2017년에 시베리아횡단 열차를 타고 러시아 여행을 다녀왔거든요. 그때가 아니면 못 갈 것 같았어요. 그 돈을 토닥에서 빌렸죠. 토닥이 저의 유일한 희망이었어요. 덕분에 제가 좋아하는 톨스토이 영지도 가보고 정말 좋은 경험을 했어요.
기금 이용하는 과정도 너무 좋았어요. 상담을 하면서 내 이야기도 들어주고, 어디에서도 이렇게 대출해 주지 않으니까요. 기존 은행에서는 능력 없고 돈을 못 버는 사람에게는 절대 돈을 빌려주지 않잖아요.
Q. 토라님이 2024년 전환위원회 때부터 운영팀에 참여하셨죠.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게 되셨어요.
A. 예전에 엠티 기획단에 참여해 본 경험 외에는 토닥 운영에 참여해 본적은 없었는데요. 토닥 해산 얘기가 나오니까 토닥 같은 단체가 사라지면 다시는 이런 조합이 안 생길 것 같았어요. 다시 만들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도 없을 것 같구요. 청년 동호회나 모임들은 많이 있지만 토닥 같이 협동의 가치로 모여서 활동하는 단체는 없으니까요. 토닥이 없어지면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청년들의 갈 곳이 사라지는 것이니까요.
토닥이 계속 있었으면 좋겠고 제가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운영팀에 함께하게 됐어요.
Q. 앞으로 토닥에서 했으면 하는 활동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면 좋겠어요. 외부 행사에 참여한다거나 연대단체 활동에 참여한다거나 하는 활동들이요. 그리고 주민협동연합회 활동에도 여러명이 가서 토닥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고 알리는 것도 필요할 것 같구요.
올해 계획하고 있는 청년들의 현실과 욕구를 파악하는 것도 잘 돼서 신입 조합원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또, 토닥이 영리목적의 사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조합원들의 재능을 모아서 판매할 수 있는 것을 제작한다거나 지속가능한 수익구조를 위한 사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좋네요~ 같이 잘 추진해 봐요:) 마지막으로 토닥에 한마디 해주신다면?
A. 조금만 더 버티자. 나도 역할을 할테니까 우리 힘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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