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년연대은행 토닥의 조합원 잘한다입니다. 오늘은 이사장으로서 인사드려요.
예상하시겠지만, 한동안 쓰이지 않았던 이사장의 편지가 쓰이게 된 데엔 아무래도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2023년이 되면서 토닥은 꽉 채운 10주년을 지나 11년차가 되었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채워주신 조합원 여러분께 먼저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제 10주년이라는 기점을 지나면서 앞으로의 목표 설정을 새롭게 하는 자리를 가지고자 합니다.
오늘 이 편지를 쓰기에 앞서 제가 그동안 이사장으로 써온 편지를 찾아서 쭉 읽어봤는데, 토닥 8년차였던 2020년에는 “10년까지는 가보자!”라는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뱉은 말 그대로 그동안 제가 토닥을 운영해온 기조는 “그래 10년까지는 해보자”가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년을 채운 지금, 무엇을 보고 토닥을 이어가야 할까요?
조합원 여러분께서도 느끼시겠지만, 토닥은 현재 최소한의 대출 기능을 제외하고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얼굴을 자주 보고 여러 행사를 진행하는 건 돈과 품이 드는 일이지만 그만큼 우리 조직을 살아있는 조직으로 느끼게 하여 조합원의 이탈을 막고 신규 조합원을 유치하는 자원이 되기도 합니다. 조합의 활동이 축소된 지금, 매달 조합원 신규 가입자보다 탈퇴자 수가 더 많은 건 짐짓 당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조합원의 감소는 재정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닥은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조합비를 운영비로 사용하여 운영되고 있습니다. 조합원의 감소는 매달 걷히는 조합비 규모의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조합 운영의 에너지를 떨어뜨려 다시 조합원이 감소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2019년의 저(당시 임시운영위원)는 이렇게 적기도 하였습니다.
”토닥에 매월 입금되는 조합비는 200만원 정도입니다. 절약이 불가능한 상근활동가의 인건비와 공간사용료, CMS 수수료를 겨우 혹은 부족하게 내고 있는 실정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만원이 적은 돈이냐고 하면 고개를 바로 끄덕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서로 모르는 상태로 우리가 됐습니다. 전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월 200만원은 어느 학교의 동문회나 어느 직장의 동호회 회비와 너무나 다른 돈입니다. 이 돈은 나의 삶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과 그걸 위한 너의 노력을 공짜로 획득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만들어낸 돈입니다. 세상의 어떤 돈보다 인간 존엄에 대한 열망과 믿음에 가까운 돈입니다. 작은 돈 중에서 가장 큰 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현재 저희에게 매달 입금되는 조합비는 150만원 정도입니다. 4년 전보다 50만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그 돈이 적은 돈이냐고 누가 묻는다고 하면 저는 그렇다고 답변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그 사이에 저희는 상근자 고용을 포기하고 운영을 축소하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남은 다음 페이지란 어떤 것일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토닥의 출자금 구조는 아주 튼튼하며 이는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신규 대출 및 탈퇴 시 출자금 환급은 큰 문제 없이 가능합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운영비임을 알려드립니다.